[취재 수첩] '외로운' 총영사
이번 주초 열린 LA한인회의 연차회의장은 달라진 한인사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행사였다. 정계 등 LA시의 주요인사 50여명이 참석해 한인들과 만남을 가졌다. 참석자 가운데는 카르멘 투르타니치 LA시 신임 검사장도 있었다. 그의 곁에는 한인검사와 언론 담당 디렉터 등 LA시 검사실 관계자 5~6명이 그림차처럼 수행했다. 탐 라본지 LA시의원의 곁에도 보좌관들이 있었고 매트 블레이크 올림픽경찰서 서장 주변에도 경관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. 또 커뮤니티 재개발국(CRA/LA) 워크소스센터 관계자 옆에도 예외 없이 수행 직원들이 있었다. 그러나 김재수 LA총영사만은 예외였다. 김 총영사는 이날도 역시 홀로 행사장을 찾았다. 김 총영사가 참석하는 행사 취재를 다니다 보면 10번중 7번 가량은 혼자다. 왜 혼자시냐고 물으면 "연초 구조조정으로 영사 숫자가 줄어 다른 영사들도 바쁘기 때문"이라고 답한다. 하지만 이날 김 총영사는 유독 초라해보였다. 참석자 50여명중 한국 정부 관계자는 김 총영사뿐이라 더 그랬다. 남가주에서 한국정부를 대표하는 LA총영사관의 대표가 홀로 행사장을 방문한 모습을 보고 주류 정치.정부 관계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. 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"인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수행영사가 행사에서 특별히 하는 역할이 없으면 다른 공관에서도 굳이 영사가 따라나서지 않는다"고 변명했다. 그러나 총영사의 위신을 세워주는 것도 '특별한 공무'가 될 수 있다. 총영사가 초라해 보이면 총영사관도 초라해 진다. 서기원 기자